<듄 예고편> 영화화 할 수 없다는 '그 소설' 이 영화로 돌아왔다.

2020. 9. 14. 08:05콘텐츠/영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신작 <듄>의 예고편이 공개되었습니다.

 

 

<듄> 은 허버트 프랭크가 쓴 동명의 SF소설이 원작입니다.

허버트의 듄 시리즈는 해외 SF소설 중 전설이라고 불리우는 작품인데요.

1966년 제 12회 휴고상을 수상하고, 1964년에는 제5회 네뷸러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같은 SF작가인 아서 C.클라크가

"듄에 견줄 작품은 반지의 제왕 뿐이다"

라고 했을 정도로 빼어난 소설이라고 합니다.

스페이스 오페라 작품이 크게 인기를 끌지 않는 국내에서는 크게 유명하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입니다.

 

 

<듄>스틸컷

 

 

<듄> 의 영화화는 항상 순조롭지 않았습니다.

원작 소설부터 방대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고, 소설 전개가 매우 세밀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2시간 정도의 장르영화에 담기에는 너무 많은 내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듄>의 영화화 시도는 1970년대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엘 토포>, <홀리 마운틴> 를 만든 컬트영화 감독 '알레한드로 호도로프스키' 감독이 연출하려 했습니다.

 

 

알레한드로 호도로프스키

 

 

그러나 알레한드로 감독은 16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고집했고,

제작자와 갈등을 빚은 끝에 결국 감독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알레한드로 감독은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에서 프랑스의 만화가 뫼비우스(본명 : 장 앙리 가스통 지로)와 함께

<듄>의 세부적인 기획과 구상을 짰고, 이 기획안은 후에 다른 작품(EX : 스타워즈)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만화가 '뫼비우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느낌의 작품을 만드셨던 분입니다.
이런 느낌의 만화를 그리십니다. 개인적으로 제 취향.

 

 

알레한드로 감독이 하차했지만, 제작자 디노 디 로렌티스는 <듄>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리들리 스콧 감독을 데려왔으나, 스콧 감독도 하차해버렸고

결국 <멀홀랜드 드라이브>의 데이비드 린치 감독을 연출로 하여 영화를 제작하게 됩니다.

 

 

"야... 왜 날 데려왔냐 여기에..." - 데이비드 린치

 

그러나 데이비드 린치 감독 역시 <듄>의 영화화에는 4시간 이상의 러닝타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제작 측에서는 이를 묵살하고 2시간 정도의 영화를 만들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할리우드에서 입지가 좁았던 데이비드 린치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재촬영을 해가며 울며 겨자먹기로 2시간 분량의 <듄>을 완성합니다.

 

그래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은 아직도 자신의 작품 중에 <듄>을 학을 땔 정도로 싫어합니다.

"<듄>을 제외한 자신의 모든 영화는 훌륭한 영화"

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번 <듄>의 영화화는 절반의 기대와, 절반의 걱정이 섞여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출연 배우

 

 

 

주인공 '폴 아트레이드'를 연기하는 배우는 미국의 배우 '티모시 샬라메'입니다.

이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레이디 버드>, <더 킹 : 헨리 5세> 등으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었고

특유의 프랑스 귀족 같은 느낌으로, 출연만 해도 분위기를 반 쯤 먹고 가는 배우입니다.

(TMI : 실제로 티모시 샬라메의 아버지는 프랑스인입니다)

 

<더 킹 : 헨리 5세> 에서 유약해보이지만 내면에 강한 카리스마와 신념을 가진 '헨리 5세'를 잘 소화해냈는데요.

<듄>에서도 좋은 연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폴 아트레이드의 조력자 '차이니 카인즈' 역을 맡은 배우는 젠데이아입니다.

톰 홀랜드가 출연한 스파이더맨에서 MJ 역을 맡았던 그 배우입니다.

원작에서 '차이니 카인즈'는 남성이지만, 영화에서는 여성으로 바뀌었고

예고편으로 봐서는 폴 아트레이드와 러브라인을 그릴 것으로 보입니다.

 

 

기대

 

 

드니 빌뇌브

 

 

기대반 걱정반의 영화이기는 하지만, 한 편으로는 감독이 드니 빌뇌브라는 것에 안심이 됩니다.

 

 

<시카리오 : 암살자들의 도시> 스틸

 

 

드니 빌뇌브 감독은 <시카리오 : 암살자들의 도시> 에서 하드보일드하고 건조하지만, 긴장감과 박력있는 액션을 놓치지 않는 일관성 있는 연출을 보여주었습니다. 

거칠고 건조한 모래언덕이 가득한 메마른 아라키스 행성에서 일어나는 무자비한 사건들을 <시카리오> 만큼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듭니다.

 

 

또한, 지금 까지 맡은 SF작품들의 연출 역시 빼어났습니다.

 

 

<컨택트> 스틸

 

<컨택트> 를 통해 외계생물과 인간과의 소통과정, 그 과정에서의 갈등을 잘 그려냈고

 

 

<블레이드 러너 2049> 스틸

 

 

<블레이드 러너 2049>를 통해서는 성공적인 기존작의 리부트를 해냈고

새로운 사이버펑크 세계관을 성공적으로 그려내었습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지금까지 독창적이고 뛰어난 SF 세계관의 구성능력, 그리고 가상의 세계관 속의 이야기지만 현실의 사람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에서 드니 빌뇌브 감독에게 독창성에 대해서는 간섭을 하지 않았다고 하고요.

예고편에서 보여준 비주얼도 꽤나 수준이 높습니다.

특히 <듄>에서 메인 캐릭터... 수준의 중요한 존재로 나오는 샌드웜의 비주얼과 웅장함은 상당히 훌륭했습니다.

 

 

크고 아름다운...수많은 이빨을 가진 샌드웜(샤이 훌루드)
데이비드 린치의 <듄>(1984)에 나오는 샌드웜(샤이 훌루드)

 

다만 샌드웜의 비주얼은 약간 바뀐 것 같습니다.

기존의 샌드웜은 4개로 접히는 입을 가진 샌드웜이었다면 (데모고르곤처럼요)

드니 빌뇌브의 샌드웜은 수천개의 이빨을 강조하는, 약간 거머리처럼 생긴 샌드웜이네요.

 

감독이 믿음직스러운만큼 걱정이 되면서도, 한 편으로 안심이 됩니다.

방대한 스토리로 유명한 <반지의 제왕>을 3편의 트릴로지로 뽑아낸 피터 잭슨처럼

드니 빌뇌브도 <듄>을 성공적으로 영화화하여 '시네마틱 듀니버스'를 만들게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걱정

다른 걱정은 제쳐놓고, 번역 걱정이 앞섭니다.

예고편에서 부터 '성전' 으로 번역해야할 Crusade가 '혁명'으로 번역되었습니다. 

덕분에 예고편 댓글란에는 "또 박 ㅇㅇ 이냐" 라는 댓글이 붙는 등 원성이 자자합니다.

 

그럴만한 것이 <듄>의 한국 배급사는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입니다.어벤저스 인피니트 워에서 "어머니..."라는 천하에 말도 안 나오는 오역을 남긴 그 사람.바로 '박 모 번역가'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걸로 유명한 회사죠.이쯤 되면 보이콧을 해야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너무합니다.

 

결국 자막이란 외국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장 큰 수단인데자막에서부터 잘못되어 버린다면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재미도 반감될 수 밖에 없습니다.영화의 재미중 하나는 '대사+장면+음향+연기' 속에서 연출자가 숨겨놓은 '의미'와 '재치'를 찾는 것인데요.자막이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연출자가 숨겨놓은 보물들을 관객은 찾기가 힘들어질 것입니다.자막의 번역 퀄리티가 중요한 것은 정말... 말해뭐해 입니다.

 

 

외화를 신과함께로 바꿔버리는 번역자의 전지전능한 권능

 

 

발전할 생각을 하지 않는 박 모 번역가도 문제지만"어짜피 영화 볼 거 잖아?" 라는 마인드로 계속 수준 미달의 번역가에게 일을 주는 배급사가 더 큰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잘못된 개인보다 무서운 것은, 그런 잘못된 개인을 계속 재생산하는 시스템과 구조니까요.

 

 

<듄>은 2020년 12월 18일 미국 개봉예정이고아직 한국 개봉일은 미정입니다.코로나가 더 심해지지 않는다면, 아마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지 않을까 합니다.12월 즈음에는 시국이 나아져서 영화관에서 안심하고 영화를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