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아쿠아 디 파르마 미르토 디 파나레아 1달 후기

2020. 9. 13. 03:21문화/구매후기

지난달에 향수를 새로 구매했습니다.

'아쿠아 디 파르마'의 '미르토 디 파나레아' 입니다.

'미르토 디 파나레아'는 성별의 구분이 따로 없어서 남녀 모두 기분좋게 사용할 수 있는 향수입니다.

 

미르토 디 파나레아. 향수병만 봐도 바다가 떠오른다...

 

기존에 애용하던 몽블랑의 '스타워커'가 슬슬 지겨워지기도 했고

서브로 사용하던 가르니르의 '플란더스의 개' 가 거의 떨어지기도 했거든요.

 

워낙에 향수를 좋아하고, 냄새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 새로운 향수는 언제나 환영이었죠.

마침 일을 하면서 알게된 니치 향수들이 몇 가지 있어서 그 중에서 고르게 되었습니다.

 

향수를 고르는 저의 기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흔한 향수는 안된다

 

향기는 짧지만 강하게 사람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줄 수 있는 수단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장 많이 사용되고, 팔리는 향수들은 구매하지 않습니다.

 

EX) 불가리 블루 옴므, 바바토스 아티산

 

많이 쓰는 향수 예1 : 불가리 블루 옴므
많이 쓰는 향수 예2 : 존 바바토스 아티산

 

 

좋은 향기도 중요하지만, 향수란 나만의 향기를 낼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것이 더 중요한 포인트이니까요.

그러다보니 개인 브랜드나, 니치향수 쪽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2. 약간의 시트러스향, 목욕탕 스킨 냄새 노노.

 

개인적으로 시트러스향을 좋아합니다. 

특히 여름용 향수가 필요했던 시기였기도 해서 시트러스향이 있는 향수라면 환영이었죠.

다만 너무 과일느낌이 나는 것은 좋아하지 않아, 적당히 우디, 타바코 같은 묵직한 향과 조화를 이뤘으면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목욕탕 스킨 냄새가 나는 향수는 피하고 싶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몽블랑 스타워커가 약간 스킨 냄새가 나는 향수이기도 했고

(스킨냄새라고 하지만, 목욕탕 스킨에 비해 훨씬 고급스러운 향입니다)

조금 더 산뜻한 느낌의 향을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두가지 기준으로 고민을 하다가 결국 선택한 것은 아쿠아 디 파르마의 '미르토 디 파나레아' 였습니다.

2008년에 출시된 향수이며, 국내에서는 2019년부터 엑소의 찬열님이 모델을 하고 있습니다.

 

아니... 무슨 사람이 이런 아우라를 내뿜어...사기야 이건

 

 

ACQUA DI PARMA

 

아쿠아 디 파르마는 이탈리아의 패션 브랜드로

현재는 크리스챤 디올, 루이비통 등이 속해있는 LVMH 그룹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향수로 유명하지만, 양초, 목욕가운, 가죽제품 등도 제작한다고 하네요.

 

아쿠아 디 파르마는 1916년 카를로 마냐니가 세운 브랜드이고

이름 뜻은 말 그대로 '파르마의 물' 이라는 뜻입니다.

파르마는 피렌체와 밀라노 사이의 작은 도시입니다.

'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쿠아 디 파르마는 여름에 쓰기 좋은 '블루 라인' 향수가 유명합니다. 

 

바다...하얀 식탁보...아쿠아 디 파르마... 삐빅...완벽합니다

 

1916년 당시 유럽에는 무거운 느낌의 향수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는데

카를로 마냐니가 산뜻하고 상쾌한 느낌의 향수를 들고 시장에 등장하자

그 동안 맡아보지 못한 새로운 느낌의 향기에 사람들이 열광했다고 합니다.

 

제가 구매한 '미르토 디 파나레아'는 흔히 '블루 라인'이라고 부르는 'Blu Mediterraneo' 라인에 속한 제품인데요.

'Blu Mediterraneo' 라인은 지중해의 섬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제품들입니다.

그래서 '미르도 디 파나레아'는 지중해의 파나레아 섬에서 영감을 얻은 향수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파나레아 섬은 시칠리아의 에올리에 제도에 있는 작은 섬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용 후기는?

 

 

탑 : 머틀, 바질, 레몬, 베르가못
하트 : 자스민, 다마스쿠스 장미
베이스 : 주니퍼, 버지니아 시더우드, 앰버, 렌티스크

먼저 첫 향은 굉장히 산뜻합니다.

레몬의 상큼한 향이 나면서도, 굉장히 달콤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상큼하지는 않습니다.

첫 향이 싸악 하고 지나가면 산뜻하면서도 포근한 비누의 냄새가 납니다. 

이 비누 냄새 때문에 미르토 디 파나레아를 '비누 향수'로 부르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단순히 달콤한 향만 났다면 부담스러워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을 텐데

달콤한 향은 빠르게 날아가고 산뜻함이 남습니다.

 

꽃과 과일의 향이 메인이지만, 은은한 나무의 향기도 함께 조화된 그런 느낌이 납니다.

베이스에 버지니아 시더우드 (삼나무), 렌티스크 (매스틱 나무. 에게해 키오스 섬 부근에서만 자라는 나무)가 있다보니 머틀, 레몬등의 시트러스 계열의 향이 너무 튀지 않게 잘 잡아주는 것 같습니다. 앰버(용연향, 앰버그리스)는 전체적인 느낌을 보다 따뜻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주고요. 그 사이 바질 향은 과일향을 조금 더 담백하게 만들어줍니다.

 

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봄과 여름에 딱 좋은 향수입니다.

보통 남자 여름 향수라 하면 랄프로렌 폴로 스포츠를 많이 떠올리실 텐데요.

폴로 스포츠 보다는 훨씬 부드럽습니다.

여름에도 어울리지만 꽃이 만개하는 봄과도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향기가 맡을 수록 복합적이고, 오묘해서 사용할 수 있는 연령대도 꽤 넓은 편일 것 같습니다.

 

20대 초중반이 사용하면 봄냄새 물씬 나는 과대 남친 느낌이 날 것 같습니다.

좀 더 설명하자면 다정하고 항상 웃어주고 말투도 정말 상냥한데 ... 조별과제하게 되니까 갑자기 안 보이던 카리스마를 발휘하더니 안건 하나하나를 똑부러지게 처리해버리는...어느 순간 훅 들어오는 그런 마성의 매력의 남친...이라고 설명하고 싶네요.

 

20대 초중반이라 하면...여름날 남주혁님 느낌이에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은 뭔가 신비하지만...

기본적으로 따스함을 갖춘 턱선이 날카로운 여름쿨톤 남친 느낌이 날 것 같아요.

 

20대 후반 30대 초중반에서는 모델을 하고 계신 찬열 느낌입니다.

 

 

30대 중반 이후에는...어떤 느낌일 지는 설명하기 힘들지만 사용해도 충분히 어울릴 것 같습니다.

특히 40대 이상 분들은 우디향이 강한 중후한 느낌의 향수를 쓰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오히려 미르토 디 파나레아 같은 산뜻한 향수를 사용하시면 이미지를 싸악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여성분들이 사용하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니치향수가 대부분 젠더리스로 나오는 만큼 미르토 디 파나레아도 중성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산뜻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이 있는 만큼, 여성분이 사용하면... 외부 업무 미팅할 때는 쿨내 진동하고 경쟁 피티도 기가 막히게 하시지만 그러면서도 내 사람들에게는 세상 모든 것을 다 주는 따뜻한 대표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용량?

 

용량은 30ml, 75ml, 150ml 가 있습니다.

저는 구매할 때 직원분의 권유로 150ml를 구매했는데요

이유는 생각보다 향이 빨리 날아가서 "한 번 뿌릴 때 10번은 뿌려야 한다" 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달 정도 사용해본 결과로는, 10번을 뿌릴 필요는 없는 듯합니다.

출근할 때 상의에 3번 정도만 뿌려도, 퇴근할 때 까지 잔향을 은은하게 맡을 수 있었습니다.

향의 보존이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1달 동안 "10번 뿌려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향수의 잔향을 좋아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

 

첫 향의 시트러스함과 달콤함을 많이 즐기고 싶은 분들은 더 자주, 더 많이 뿌리셔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굳이 그렇지 않은 분들이라면 반드시 150ml를 사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향이 너무나 조크든요... 오래오래 계속 뿌릴거야...)

 

 

1달 사용해본 아쿠아 디 파르마의 '미르토 디 파나레아'

앞으로도 잘 사용할 것 같고, 여름에는 꼭 뿌리고 다닐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가을이 오면 또 다른 향수가 생각날 텐데... 뭘 또 사야할까요ㅋㅋㅋ

옷은 잘 안 사는데 향수에는 돈 아까운 줄을 모르네요ㅋㅋ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