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소셜딜레마 리뷰> 지금 당장. 알림설정을 끄세요!

2020. 9. 20. 12:03콘텐츠/TV & OTT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께 질문하고 싶습니다.

방금전까지 어떤 행동을 하고 계셨나요?

 

메일을 확인하셨을 수도.

카톡을 하셨을 수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보고 계셨을지도 모릅니다.

 

Hoxy...방금 말한 행동을 하셨다면 이 글을 끝까지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이 글에서 다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딜레마>도 보시면 좋겠고요.

 

(왜 이래라저래라 하냐구요? 그렇다면... 부디 끝까지 읽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굽신굽신)

 

 

 

 

 

<넷플릭스 - 소셜딜레마>

시놉시스

게시물을 올리고,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하고, 소셜 미디어는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었다. 하지만 그 대가는 무엇일까? 디지털 플랫폼이 개인과 세상을 잇는 생명줄이 된 지금, 실리콘 밸리의 내부자들이 스크린 이면에 숨은 진실을 폭로한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가 인류의 문화를 어떻게 다시 프로그래밍하는지 보여준다.

 

<소셜딜레마>실리콘 밸리에서 IT 기업의 중역을 맡았던 인물들을 인터뷰하여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특징이라면 중간중간 일가족의 이야기를 그리는 픽션 드라마를 삽입하여

극의 몰입을 강화하고, 설명을 해주는 구성이고요.

 

트리스탄 해리스

다큐멘터리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트리스탄 해리스' 입니다.

3년간 구글의 디자인 윤리학자로 일했고, 현재는 비영리단체 'Center for Humane Technology' 를 조직하여 기술을 인간 중심적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초반부에는 트리스탄의 강연 리허설을 연출하여 보여주고

중반, 후반부에는 트리스탄의 실제 강연을 연출하여 보여주면서

트리스탄의 기술에 대한 사상을 중심으로 다른 실리콘밸리 내부자들의 인터뷰와 일가족의 드라마가 어우러지는 구성을 보여줍니다.

 

<소셜딜레마>의 눈여겨 볼 점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내부자의 증언

 

<소셜딜레마>의 메시지는 단순하고 명확합니다.

소셜미디어의 UX 디자인이 우리의 행동 양식을 조작하고 있고.

청소년들에게 우울감과 사회적 인정에 대한 강박을 주며.

정치적 양극화를 강화하고 있다. + a 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핀터레스트,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 IT 업체에서

창립자, CEO, 임원 급의 직위를 맡았던 인물들이 직접 털어놓습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피드에 사용되는 '무제한 스크롤'을 만든 에이저 래스킨, 인스타그램의 초기멤버 베일리 리처드슨, 핀터레스트 회장 팀 켄들 외에도 수많은 간부급 인물들이 인터뷰를 합니다) 

 

<소셜딜레마>에 출연한 인터뷰이들

 

일반 사람이 했다면 '그러려니' 정도로 넘어갔을 이야기들이지만

실제 실리콘밸리 내부자들이 스피커로 나오니, 진정성의 수준이 달라집니다.

 

"직장에서 내내 핀터레스트를 들여다보는데, 집에 와서도 계속 핀터레스트를 들여다보았다.
내가 만든 것에 내가 잡아먹히는 느낌이었다" - 팀 켄들 전 핀터레스트 회장

 

 

 

2.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해...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합니다.

업무내용이 변동된 것은 없을까. 거래처에서 메일이 오진 않았나. 썸남/녀에게 답장이 오진 않았을까.

단톡방에서 드립배틀이 시작되지는 않았을까. 내가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에 새 영상이 올라오진 않았을까 등등. 

스마트폰과 디지털 플랫폼은 우리를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친구, 직장 동료, 수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그들과 연결될 수 있는 통로가 스마트폰, SNS가 되었으니까요.

 

이러한 우리가 느끼는 불안을 <소셜딜레마>는 삽입된 드라마를 통해 쉽게 보여줍니다.

 

 

트리스탄 해리스는 이런 불안의 이유를 소셜미디어의 디자인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트리스탄 해리스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적용된 새로고침(Pull to refresh) 디자인슬롯머신의 원리와 유사하다고 지적하는데요.

레버를 당겨 돈을 얻거나 잃는 슬롯머신 처럼 SNS 역시 화면을 당기면서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올 것을 기대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스마트폰 위에서 손가락을 당기며 재미있는 것이 또 나오기를 기다리게 되는 것이죠.

 

이런 소셜미디어의 UX는 사람들의 행동 양식을 변화시킵니다.

슬롯머신의 원리와 유사한 만큼, 소셜미디어는 도박과 유사한 중독성을 가지게 되는데요. 

그래서 우리는 스마트폰을 습관처럼 만지작거리죠. 스마트폰으로 할 일이 없어도요.

 

SNS의 디자이너들은 이런 중독성에 사람들이 계속 관심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도구들을 적용합니다.

대표적으로 '알림 설정' 이 있죠. 

구독정보, 좋아요 클릭 정보, 시청시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취향 등등 다양한 요소들을 버무려서, 우리가 관심가질 만한 맞춤 정보를 적합한 시간에 알려줍니다.

 

또 다른 대표적인 도구가 '사진에 태그' 기능입니다.

사진에 함께하는 사람을 태그한다는 것은 곧 '이 사람과 내가 친하다,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만큼 인터넷 상에서의 사회적 인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기능입니다.

그래서 소셜미디어 디자인은 사진에 태그될 경우 곧바로 알림을 보내서, 우리가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의 사회적 인정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도록 만들죠.

<소셜딜레마> 에서는 청소년들의 우울감이 2008년 이후로 점차 심해지는 이유를 이런 사회적 인정에 대한 압박 때문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 청소년 자살율 / 우울감 정도. 2012~2016년을 사이에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미국 스마트폰 보급률 2012~2016년 사이에 급증했습니다.

 

 

 

3. SNS가 정치적 극단주의를 만든다고?

 

2018년 전세계를 뜨겁게 만들었던 국제 이슈가 있습니다.

2016년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러시아 게이트' 입니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처음으로 정장 차림으로 대중 앞에 나와,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었죠.

 

2018년 청문회에 나온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

 

<소셜딜레마>는 소셜미디어의 중독성이 인간의 신념을 더 강화하기 쉽다고 지적합니다.

소셜미디어는 특정 사용자가 좋아하는 성향의 콘텐츠를 계속해서 추천하기 때문에

추천 목록의 스펙트럼이 제한되어 버리게 됩니다.

같은 성향의 콘텐츠를 계속 소비하게 되면 그 만큼 성향이 강해지겠죠.

 

<소셜딜레마>는 이를 소셜미디어의 '타겟팅'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예시로 나오는 것이 '피자게이트' 사건입니다.

2016년 터진 음모론인데요.힐러리 클린턴 등 민주당 인사들이 인신매매, 소아성애를 즐기는 악마숭배 집단의 일원이고 그들의 근거지가 어떤 피자가게의 지하실이라는 음모론이었습니다,실제로 음모론을 믿은 사람이 총을 들고 피자가게로 쳐들어가는 사건까지 벌어집니다.(하지만 피자가게에는 지하실이 없었고, 결국 음모론에 속은 사람은 그 자리에서 자수를 합니다.)

 

<소셜미디어> 에서는 페이스북 '피자게이트' 그룹에 가입한 사람들은 보통 '지구평면설', '백신반대론' 등의 다양한 반지성주의 사상 그룹에도 가입되어 있거나, 비슷한 콘텐츠 소비 양식을 보였다고 말합니다. 

마케팅 측면에서 보면, 같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타겟을 노려서 홍보와 광고를 하면

'피자게이트 사건' 처럼 타겟에 속한 사람들을 행동에 나서게 만들 수도 있다는 말이죠.

 

인터뷰이로 출연한 한 벤처투자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은 비합법적인 것이 아닙니다. 합법적인 소셜미디어의 툴을 이용하여 비합법적인 일을 한 것이죠"

 

 

<아쉬운 점>

1. MSG 과다

 

다큐멘터리는 절대 중립일 수 없는 장르죠.

하지만 넷플릭스의 시사 관련 다큐를 보다보면 특정 방향으로 몰아가려는 요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요소들이 너무 명확하게 눈에 보여 부담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요소가 다큐멘터리에 삽입된 드라마입니다.

 

일가족의 소셜미디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는

중반부까지는 이해를 돕고, 몰입을 쉽게 해주는 역할을 해냅니다.

그러나 후반부에 갈 수록 이전 내용과 개연성이 떨어지고, 작위적으로 극적 효과를 삽입하려는 노력이 눈에 보입니다.

초반부에 기세좋게 시작했지만 후반부에 가서 흐지부지되는 느낌이랄까요?

 

2. 아쉬운 결말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크레딧 화면에 나오는 결말입니다.

인터뷰어들이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들을 보여주는데요.

'소셜미디어가 우리를 디스토피아로 몰고 갈 수 있다!' 는 강한 선언으로 시작된 다큐멘터리가

'서로 다른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하라'
'소셜미디어에 노출되는 시간들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라'

같은 너무 당연한 얘기들로 귀결됩니다.

물론 소셜미디어의 문제는 범세계적인 문제이고, 구조를 쉽게 바꿀 수도 없는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용두사미가 되어버렸다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가 없네요.

쟁쟁한 인터뷰어들을 섭외하여 만든 다큐멘터리 치고는 마무리가 너무 빈약하고 뻔합니다.

크게 독창적이지도,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지도 않는 밍숭맹숭한 결말이 아쉽습니다.

 

3. 넷플릭스의 셀프디스?

 

아이러니하게도, 넷플릭스 역시 추천 알고리즘하면 빠질 수 없는 플랫폼이죠.

그런 넷플릭스에서 추천 알고리즘을 비판하는 콘텐츠를 보여준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결국 올리면 볼 거 잖아?" 

라는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하긴, 스타플레이어들만 모아서 성과로 모든 것을 판단한다는 넷플릭스인데 이정도 생각은 했겠죠.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이런 작품이 나온다는 것은 정말 재미있는 모순입니다.

 

<총평>

 

<소셜딜레마>는 마무리가 아쉽지만, 그래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합니다.

실리콘밸리 내부자들의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만 해도 

사람들에게 상당한 경종을 울릴 수 있는 효과를 줄 수 있지요.

촬영과 편집 역시 준수했고, 인터뷰이들의 한 마디 한 마디도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내공있는 언어들이었습니다.

 

또한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에 이런 콘텐츠가 올라갔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경계의 메시지는 효과적으로 전해졌을 것이고요.

저 역시도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나서 SNS의 모든 알림기능을 해제했습니다.

 

저는 20대 초반에 스마트폰의 등장을 처음 겪었습니다.

새내기였던 2010년에는 스마트폰을 거의 쓰지 않았지만, 2011년부터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했죠.

안타깝게도 저는 2011년에 입대를 했기 때문에 2011년에는 스마트폰을 쓰지 못했고

첫 스마트폰을 늦은 시기인 2013년에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Before 스마트폰과 After 스마트폰의 변화를 몸으로 직접 체감해볼 수 있었습니다.

2010년에만 해도 조별과제, 친구들과의 연락을 네이트온 메신저나 문자메시지로 자주 했었죠.

2011년이 되면서 모든 수단이 바뀌었습니다. 

그 때 처음 선보인 카카오톡이 메신저와 문자의 위치를 대체해버렸거든요.

스마트폰이 없었던 저는 단톡방에도 들어갈 수 없고, 카톡도 쓸 수 없는 민폐덩어리가 되었습니다.

1년 만에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던 거죠.

그래서 말년 휴가를 나가자마자 곧바로 한 것이 버스폰 카페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것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의 중독성은 기존 피처폰과 차원이 달랐습니다.

피처폰이 꿈꿀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그래픽의 게임 (그것도 무료)

미드를 잔뜩 넣고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편리한 영상 플레이어 (이것도 무료)

쉴 새 없이 드립배틀이 터지는 카톡 단톡방 (심지어 메시지 수 무제한에 무료)

나의 관종력을 뽐낼 수 있는 페이스북 (이것도 무료)

세상의 모든 재미가 공짜로 스마트폰 안에 있었죠.

 

그러나 그 만큼 다른 것에 몰입할 수 있는 여유는 줄어들었습니다.

입대 전이나 군대에 있을 때에는 하루정도면 읽을 수 있었던 책을

스마트폰과 함께하니 하루에 몇 쪽 밖에 읽지 못하기도 했었습니다.

심지어 지금은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켜놓고 하릴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기도 하죠.

시간은 빨리 흐르지만, 그 시간을 제가 컨트롤하고 있지 못한 느낌이 듭니다.

 

행동 양식이 변하는 것을 제 스스로가 느끼다보니 <소셜딜레마>의 메시지가 더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세상이 변하면 행동 양식이 변하는 것이 자연스럽겠지만어쩌면 그 변화가 좋은 통찰과 지성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행동들을 방해할 수도 있겠죠.

 

그럴 때에 필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중심을 잡는 것일 겁니다.액정 너머의 세상보다 실제 피부로 닿은 세상을 느끼려고 하고옆에 있는 사람과 조금씩 더 대화하려고 하는 노력을 일부러라도 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넷플릭스의 <소셜딜레마>.모든 분들이 한 번씩 보시고 통찰을 얻으셨으면 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뵙겠습니다.